나의 은퇴와 죽음을 생각하게 만든 영화 – 죽여주는 여자 영화를 보고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스카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작품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의 기적을 달성하며 화제가 되었던 그날이 바로 작년이었는데 올해는 ‘미나리’ 영화로 배우 윤여정님이 2021년도 오스카 영화제에서 여우 조연상을 받는 큰일을 이뤄내셨다.

한국영화는 재미로 시작해 마음 깊숙한 곳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다. 특히나 밝히기 쉽지않은 음성적인 사회의 문제를 드러내어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를 보고난후에도 깊은 여운을 남기고 만일 그 사실이 우리가 살아온 동시대로 내가 직접 경험할수도 있을뻔한, 아니면 나의 가족이 겪었을 일이라면 더욱더 동감하기 쉽다.

온디멘드 코리아의 멤버쉽에 가입해서 수많은 한국 드라마와 예능, 영화를 보았지만 이번에 감상한 “죽여주는 여자”는 많은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한국전쟁이후 태어난 1950년대 베이비붐 세대들이 이제 70대가 훌쩍 넘어가면서 한국에서도 이미 십여년전부터 은퇴이후의 삶, 즉 노후준비에 대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고 노인들을 위한 복지혜택이나 여러 형태의 실버주택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화의 시작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성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그에 대한 댓가를 받는 중년이 넘은 여성(윤여정님 역할)이 주인공으로 전개가 된다. 서울시내 공원이나 등산로에서 가방에 박카스를 넣고 다니며 홀로 다니는 남자 노인에게 접근을 하여 같이 여관으로 가게된다. 설마 이런 일이 있었을까 싶었는데 일명 ‘박카스 아줌마’ 에 대한 루머는 나의 어머니 세대, 즉 박카스가 1961년도에 한국에 처음 발매가 되었는데 그 이후라고 생각하면 비슷하게 시기가 맞는것같다. 팔순이 훌쩍 넘은 어머니께 여쭤보니 결혼을 하시기전 20대 후반쯤부터 박카스 아줌마에 대한 소문을 많이 들어보셨다고 한다.

영화가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자극적인 여관장면에서 벗어나 우연히 옛고객을 만나면서 노인문제로 접근하게 된다. 홀로 사는 노인, 사는게 사는것 같지 않은 외로움이 가득한 노인, 요양병원에서 가족의 돌봄을 받지 못하고 홀로 죽음을 기다리는 노인 등 여러 유형의 고독한 노인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박카스 아줌마는 외로운 노인들의 부탁으로 그들의 요구, 즉 산의 정상에서 절벽아래로 떨어뜨려주는 도우미, 요양병원에 누워있는 노인에게는 영양주사에 약물을 투여하여 죽음을 도와주는 도우미… 마지막에는 호텔에 동행하여 멋진 마지막 만찬을 갖고 수면제를 나눠 먹게 된다. 물론 박카스 아줌마는 소량의 수면제로 잠시 잠을 자고 일어났지만 동행한 노인은 침대위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홀로 호텔을 나왔지만 호텔에서 시체로 발견된 노인은 각종 매체에 보도되고, CCTV에 고스란히 찍힌 동행자의 모습에 결국 아줌마는 경찰에 체포되고 순순히 자백하여 교도소에 수감이 된다. 아줌마 역시 젊었을때 외국인을 만나 혼혈아를 낳았지만 남자는 떠나고 자식은 미국에 있어 외로운 처지였다.

처음 영화의 제목을 보고 ‘죽여준다’는 뜻을 ‘끝내준다’, ‘잘한다’ 라고만 생각하고, 전혀 영화의 내용도 들은바없이 윤여정님이 주인공이어서 보게되었는데, 내가 처음 생각한 의미도 포함이 되지만 한편, 누군가 원한다면 ‘죽음에 도움을 준다’, ‘사망에 이르게해준다’ 라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는 영화였다.

영화 미나리

얼마전부터 영화 미나리가 한국 언론이나  영화계에 바람을 불고 있다. 지난해에 기생충이라는 영화에 이어 새롭게 한국인이 만들고 한국 배우들의 명연기가 빛을 발하는 것은 의문할 여지 없이 기분 좋은 일이다. 미나리의 스토리를 떠나서 한국인들이 제작하고 연기한 영화들이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 왜 이 영화가 관심을 끌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겼을 것이다. 물론 오스카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 배우 등이 연기를 잘했고 감독 등 모든 관계자들이 잘했기에 그만큼 관심을 받고 상을 받았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부분에서 정확하게 짚고 넘어 가야 할 부분들이 있다. 미국은 이민자들로 만들어진 나라이다. 시작은 백인들로 시작하여 흑인들 그리고 아시안 등 모든 다른 국적자들이 이민을 오면서 겪는 문제들을 아주 쉽게 연출하였다. 그들만이 갖을 수 있는 고통과 고민에서  가족애를 그리면서 말이나 특별한 설명없이도 누구나가 이민자들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화였기 때문이다.

본인도 미국에서 살면서 미나리 영화와 같은 이민자 생활을 하지 않았지만 영화을 보는 순간부터 쉽게 감정이입이 될정도로 다른 미국 이민자들의 생활을 보고 긍정의 느낌을 갖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미국 이민자들이 쉽고 편하게 산다면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없었을 것이고 또한 이영화가 아카데미 같은 국제 영화제에서 두각을 낼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기생충(Parasite)의 오스카 4관왕 – 성공의 분석

요즘 회사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화장실에서든 복도에서든 기생충이야기로 내 볼일을 못볼때가 많다.

나 나름대로  한국인이기에 기분 좋고 자랑스러운 일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는 그만큼 오스카영화제는 명성있고 권위있는 행사일 것이다.  나에게 말을 거는 모든 사람들이 백인들 만은 아니지만 모든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는 영화가 정말 재미있었다는 칭찬일색의 이야기이다. 한국어로 말을 하지만 섭타이틀(자막)을 읽고 보면서도 영화가 재미있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이는 그만큼 영화가 짜임새있게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누가 봐도 재미있기 때문이다. 

내가 청소년기에 개봉관에서 한글로 자막이 나오는 영어로 말하는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것과 마찬가지로 큰 차이가 없었을 것이다. 즉 재미있게 잘 만들어진 영화는 어떻게 봐도 재미있기 때문이다. 믈론 디테일하게 언어가 주는 감정의 가는 선을 찿지는 못하겠지만 그런 언어가 주는 감성의 선을 놓쳐도 재미가 있는 영화가  진짜 영화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또다른 성공의 요건 중의 하나는 너무나도 한국적인 영화라는 것이다. 반지하에서 사는 온가족들, 빈부의 격차, 학교 이외외 과외 수업, 그리고 젊은 청년들의 구직란 등을 유리창 같이 그대로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한국사람들의 현실상을 투명하게 그대로 너무 적나라하게 해학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봉준호 감독 외에 송강호,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등 많은 배우들이 특색있는 연기도 하였지만 영화라는 허구속에 너무나 잘 보이는 한국의 현실이 한국에 직접 가지 않고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영화는 보는 사람이 몰입할때 진정으로 재미를 더 느낄 수 있다. 처음 시작해서 마지막에 영화가 끝날때까지 몰입하여 보다가 어떻게 끝날까 상상을 하기 시작한다. 영화의 끝을 상상하는 것은 이미 그 영화에 몰입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기생충은 내가 상상하던 영화의 끝이 아니었다. 허구에 강력한 장면들로  현시대에 사는 우리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의미가 있는 마무리가 아니었을까 한다.

다시 한번 기생충의 오스카 4관왕을 축하하며 덩달아 올라간 한국인의 위상을 기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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